BUBBLES
시작 일시
2021년 06월 11일 @ 13:00
마감 일시
2021년 06월 27일 @ 13:00
기획
영싸우나클럽
장소
도만사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2가3동 광나루로2길 12
서술
<BUBBLES>는 무적자에 관한 이야기다.
사람은 출생과 동시에 시스템에 등록된다. 개인마다 고유번호를 부여 받는다. 무적자는 애초부터 시스템에 등록되지 못했거나 혹은 시스템에서 지워진 사람들이다. 이들은 거주지 불분명, 주민등록 말소, 채무 문제 등 이외에도 다양한 이유로 무적자가 된다.
시스템이 만들어낸 오류에 의해 존엄이 왜곡된다면, 시스템의 허점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 무조건적인 부정은 아니다.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시스템 속 존재를 지우거나, 범죄 행위로 인해 탈주하는 등 무적자 모두가 무결한 경위를 가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거대하고 견고한 시스템의 틈을 조명하는 이 작업이 사회적 논의의 일부가 되기를 바랐다.
2019년, 영싸우나클럽은 <고스트 버블 댄스>라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소재는 같으나 작업 방식은 상이하다. <고스트 버블 댄스>에서는 인물 네 명에 각기 다른 원인을 설정해서 실제 인물들이 지닌 다양성을 전시하고, 관객이 이를 역추적 하도록 극을 전개했다.
2021년 <BUBBLES>는 거품의 중첩을 어떤 섬의 등고선에 치환한다. 겹겹이 쌓인 거품이 불투명해지듯, 등고선들이 쌓여 형성되는 지형은 층위를 나타낼 수 있음과 동시에 하나의 완전체를 뜻한다. 고립과 결핍의 퇴적일지라도, 그것들이 이뤄내는 존재는 완전하다.
왜 섬인가. 그들이 광활한 바다의 외딴 섬 같다고 생각 했다. <BUBBLES>에서 관객은 무적자를 타자화한 섬에 방문하게 된다. 우리는 관객이 주체적으로 섬을 관찰하는 행위를 통해 자신 곁의 진짜 섬들을 인지하길 바란다.
도시의 섬들은 아주 쉽게 사라진다. 무적자는 신상을 드러내지 않아도 되는 사회 활동 위주로 살아가고, 최소 생계 유지 비용을 남들보다 비싸게 치르기 마련이다. 우리는 이를 전달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먼저 섬의 소멸 과정을 이야기로 만들고, 자연 현상들에 언어, 사회, 생존 등을 대입하여 얻은 기호들을 기반으로 사운드를 수집했다. 인물과 섬이 만들어내는 부산물에 사운드를 배치했다. 그리고 관객이 직접 이를 찾아 들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발화되고 소멸되는 소리처럼, 부산물이 소비된 후 섬은 작아진다. 금세 점이 되어 보이지 않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