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나의.zip
시작 일시
2024년 01월 31일 @ 8:00
마감 일시
2024년 02월 08일 @ 17:00
기획
작당모의
장소
도만사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2가3동 광나루로2길 12
참여자
Jakob, 강다솔, 문종호, 박지수, 이상헌, 이주수, 장윤지, 전승재
서술
우리는 서울을 집이라 부른다. 서울을 고향이라 부르는 토박이도 있고, 스 무살 무렵 대학에 진학하며 자의 반 타의 반 이곳을 제2의 집으로 받아들인 사람도 있다. 성인이 되며 ‘해방’에서 오는 자유를 자동적으로 획득한 후, 이 도시를 마음껏 쏘아 다닐 수 있게 된 우리는 각자의 시간을 도시 구석구석에 쌓아갔다. 그제서야 비로소 서울에 살고 있다는 감각을 갖게 되었다.
건축학과에서 우리는, 한 학기에 걸쳐 프로젝트를 진행할 대지를 분석하고, 컨셉을 정립하고, 공간을 설계하고, 교수님과 싸우고, 밤을 지새운다. 그 지난한 과정을 반복하는 동안 우리가 자각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배운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도시를 조금 더 자세히, 누군가는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르는 부분까지 들여다보고 알아채는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건축을 통해 이전보다 더 높은 해상도로 세상을 마주하게 되었다. 복잡하고 은밀하게 얽혀 있어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우리가 겉으로 보는 도시와 건축의 이면에 숨어있던 누군가의 욕망과 그것들이 충돌한 결과물 등이 이 도시에서 읽힌다.
<서울 나의.zip>은 현재 건축학과 학생이자 이제는 아마추어 사진작가가 된, 여덟명의 작가가 포착한 서울의 단면을 사진으로 전시한다. 이 전시는 서울에 관한 학술적인 내용을 전달하려는 전시가 아니다. 이 전시의 목적은 서울에서 생활하는 개개인의 기억을 통해 서울을 읽어보려는 것이다. 서울에 관한 개인적인 기억이 공공의 역사와 연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채, 각자의 기억이 만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발견되는 의미를 공유하고자 한다. 기억의 집합으로서 서울은 어떤 공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진을 통해 서울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제시하고, 그에 대한 당신의 시선을 묻고자 한다. 서울에서 숨쉬고 생활하며 당신이 느끼고 기억하는 것들을 공유한다면, 우리는 서울을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될 것이다. 때로 지나치게 이론에 매몰되어 현실에서 벌어지는 제각기 고유한 삶을 잊어버리는 전문건축인들에게 환기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에 애정을 가진 많은 이들이 이러한 장에 기꺼이 동참하기를 기대한다.